• 2023. 4. 20.

    by. 수수한.

    오늘은 24절기 중에서 6번째 절기인 곡우인데요. 올해가 시작된지 얼마 안 된것 같은데 벌써 봄이 찾아오고 4월이 다 지나가는 걸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껴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봄과 여름의 사이에 있는 이 시기. 곡우에 대해서 알아봐요.

    곡우에 대해서 알아보기 썸네일
    곡우에 대해서 알아보기

     

    여섯번째 절기 곡우의 뜻과 풍습 

    곡우의 뜻

    곡우는 24절기 중 여섯번째의 절기로 음력 3월 중순, 양력으로는 4월 20일 무렵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엔 딱 4월 20일 오늘 곡우가 찾아왔네요. 이렇듯 곡우는 청명과 입하 사이에 있는 절기에요. 말 그대로 봄과 여름의 중간에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곡우는穀雨 라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곡식 '곡' 자 와 비 '우' 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에요.

    봄비가 내려 백가지 곡식들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의 그런 절기라고 하네요. 요 근래 봄비가 자주 오고 날씨도 전에 비해 많이 습해졌죠. 우리의 생활에서도 절기에 따라 느껴지는 변화가 참 신기하기도 하네요.

     

    곡우에 따라오는 풍습

    그럼 곡우에는 어떤 풍습이 있었을까요? 보통 곡우에는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본격적인 농사철 시즌이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속담에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나 마른다." 같이 농사와 관련된 여러가지 속담이 전해진다고 해요.

     

    과거 조상님들은 곡우가 되면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볍씨를 물에 담구어놓았어요. 그러고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니를 소나무 가지로 덮어두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볍씨가 중요하고 소중했던 것을 알수 있는 또다른 풍습으로는 초상집에 다녀오거나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봤던 사람이 집에 들어오기 전에  작은 불을 피워 그 위로 건너게 해서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에 들어오게 했다고 하네요. 또, 집에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해요. 볍씨에 부정이 타면 그 해 싹이 잘 트지 않아서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볍씨에 대해서
    쌀을 기르기 위한 준비 , 볍씨 틔우기

     

    간단하게 볍씨에서 싹이 트는 과정을 살펴보자면, 볍씨를 독에 담고 집안에서 가장 깨끗하고 따뜻한 곳에 두고 솔가지로 덮어준다고 해요. 소나무 가지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가지 위에 돌을 올려서 거센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해둡니다. 그리고 3,4일 후에는 볍씨에서 작은 새싹이 올라오고 시작하는데 싹이 나면 독에서 볍씨를 꺼내서 살짝 씻어준다고 해요. 그러고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펼쳐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싹의 길이와 색을 확인하는데 싹이 1,2cm 정도 올라오고 연녹색이 되면 적당히 자란 것이라고 하네요.

    예전에는 볍씨를 담은 가마니에 물을 줄 때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솔가지를 덮어두었으나 , 오늘날 물뿌리개가 생긴 후에는 가지를 얹어둘 필요는 없다고 하네요.

     

    곡우에 관한 흥미로운 속설 

     

    이렇게 곡우에는 농사가 시작되는 때인 만큼 지역마다 여러가지 풍습이나 속설이 있었는데요.

    재미있는 몇가지를 알아보자면 경기도 김포에서는 곡우 때에는 나물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곡우가 지나면 나물이 커버려서 뻣뻣해지기 때문이라고 해요. 또, 경북 구미에서는 곡우날 목화씨도 같이 뿌리며, 파종하는 종자의 명이 질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찹쌀로 밥을 지어먹는다고 하네요.

    또 경북 지방에서는 곡우에는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리기도 했다는데, 이는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 땅의 신이 질투하여서 쭉정이 농사를 짓게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래요. 경남 남해에서는 이 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해의 날씨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으며, 인천에서는 이날 비가 오면 가뭄이 든다고 생각하기도 했대요. 

    이렇게 작은 날씨점을 치며 한 해의 날씨를 점쳐보는 것은 그 해 풍년을 바라는 농부들의 마음에서 비롯된 풍습이 아닐까 싶네요. 

     

    올해 곡우의 날씨는?

     

    그럼 올해 곡우의 날씨는 어땠을까요?

    올해 4월 20일 곡우의 날씨는 더운 편이었는데요. 대구와 경북지역은 올 23년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햠양,30.7도, 삼척 30.2도, 대구 29.5도 등 30도 가까이 기온이 올라서 초여름 날씨였어요.

    반면 경기도와 서울지역은 하늘이 흐리고 잔뜩 구름이 끼어 이슬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최고 기온은 17.4도 정도로 어제보다 10도 이상 낮았다고 해요.

     

    이렇게 후덥지근하고 여름날씨처럼 더웠던 곡우였는데요.

    내일날씨는 다시 찬공기가 유입되어 서울 22도 대전 23도 광주 25도 대구 20도 정도로 오늘에 비해서 많이 쌀쌀해진다고 하네요. 하지만 더웠던 만큼 미세먼지가 없어서 며칠 청명한 하늘이 참 좋았는데요. 내일부터는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들어와 국내로 황사가 유입되어 공기질이 탁해진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네요.

     


     

    이렇게 곡우에 대해서 몇가지 정보와 풍습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제는 생소할 수도 있는 절기라는 단어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관련된 다양한 풍습과 전설들이 있었어요. 오늘날에는 잊었던 절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기회가 된것 같아요.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며 얻은 지혜와 경험의 결정체인 절기를 흥미롭게 알아보는 시간이 참 즐겁게 느껴졌어요. 다음번에도 재밌어보이는 풍습이나 속담이 있다면 한번 쯤 다시 기록해볼 것 같네요.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하루도 좋은 날 되세요!